발명의 이론으로 알려진 트리즈(TRIZ)는 창의적 문제 해결을 위한 이론으로서, 구 소련의 겐리히 알츠슐러에 의하여 탄생하였다.

그는 4만 건의 특허를 분석한 결과, 우수한 특허는 모두 모순을 극복했다는 공통점을 발견하였다.

그 후, 알츠슐러는 모순의 극복이라는 관점에서 연구를 계속한 끝에 모순을 기술적 모순과 물리적 모순으로 유형화하여 그 구체적인 해결책을 제시하게 되었다.

 

기술적 모순이란 두 개의 기술적 변수의 값이 서로 충돌하는 것이다. 가령 비행기의 속도를 높이려면 출력이 높은 엔진을 장착해야 한다. 그런데 출력을 높이려면 엔진이 커져야 하고, 그에 따라 엔진은 무거워진다. 결국 출력이 높은 엔진을 장착하면 비행기의 무게가 증가하여 속도는 떨어지게 된다. 그렇다고 가벼운 엔진을 장착하면 출력의 한계 때문에 속도를 증가시키기 어렵다.

 

트리즈에는 이와 같은 기술적 모순을 해결하기 위한 40가지 발명의 원리가 있다. 현장에서 부딪히는 기술 문제에 발명의 원리를 하나씩 적용한다면 다양한 해결 방안들이 쏟아져 나올 것이다. 비행기의 속도 문제 해결에 ‘복합 재료를 사 용하라’는 40번째 발명의 원리가 적용된 예가 있다. 당시, B1 폭격기의 무게를 줄여 달라는 정부의 요청을 받은 항공기 제작 회사는 금속 재료 대신 에폭시 계열의 플라스틱 복합 재료로 비행기의 날개를 만들어 폭격기 전체 무게의 15%를 줄였으며 비용도 절감하였다. 이렇게 무게가 줄면 동일한 엔진으로도 속도를 향상시킬 수 있게 된다.

 

한편, 물리적 모순이란 하나의 변수가 서로 다른 값을 동시에 가져야 하는 것이다. 예컨대, 비행기는 이착륙 시에 바퀴가 반드시 있어야 하지만, 비행 중에는 공기의 저항을 최소화하기 위하여 바퀴가 없어야 하는 모순을 갖는다. 비행 중에도 바퀴가 동체에 그대로 붙어 있는 초창기 비행기의 모습을 떠올릴 수 있는데, 오늘날 초음속 비행기에서 동체의 바퀴는 엄청난 공기 저항을 유발하여 치명적인 사고를 불러올 수 있으므로 비행 중에는 반드시 없어져야 한다.

 

이러한 물리적 모순을 해결하기 위하여 알츠슐러는 ‘시간에 의한 분리’ 등 몇 가지의 원리를 제안하였다. 시간에 의한 분리를 설명하기 위해 앞에서 예로 든 비행기 바퀴의 문제를 생각해 보자. 우선 이륙하기 위하여 비행기는 바퀴로 활주로를 달린다. 비행기가 완전히 이륙하면 바퀴를 동체에 접어 넣어 비행 중에 공기의 저항을 받지 않도록 함으로써 이 문제는 해결된다.

 

그렇다면 이러한 기술적 모순과 물리적 모순을 누구나 쉽게 알아내고 쉽게 풀어낼 수 있을까? 안타깝지만 그렇게 하려면 상당한 훈련과 경험이 있어야 한다. 현장에서 기술자가 우선적으로 인지할 수 있는 것은 대부분 기술적 모순이다. 그런데 기술적 모순을 면밀히 분석해 보면 물리적 모순이 문제의 핵심에 자리 잡고 있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기술적 모순의 해결도 의미가 있지만 바탕에 깔린 물리적 모순을 찾아내서 해결하는 것이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길이다.

Posted by 췌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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